형법 총론, 과실범

형법 제14조(과실)

정상적으로 기울여야 할 주의를 게을리하여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처벌한다.

 

과실이란 사회생활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구성요건적 결과발생을 예견하지 못했거나 피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과실범은 불법과 책임이 고의범보다 가볍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처벌하지 않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만 처벌한다.

 

형법상 과실범을 처벌하는 범죄
일반과실범	업무상과실범	중과실범
실화죄	업무상실화죄	중실화죄
과실일수죄	X	X
X	업무상과실장물죄	중과실장물죄
과실교통방해죄	업무상과실교통방해죄	중과실교통방해죄
과실가스.전기 등 방류죄	업무상과실가스.전기 등 방류죄	중과실가스.전기 등 방류죄
과실가스.전기 등 공급방해죄	업무상과실가스.전기 등 공급방해죄	중과실가스.전기 등 공급방해죄
과실폭발성물건파열죄	업무상과실폭발성물건파열죄	중과실폭발성물건파열죄
과실치사죄	업무상과실치사죄	중과실치사죄
과실치상죄	업무상과실치상죄	중과실치상죄

(장물죄는 재산죄 중 유일하게 과실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

 

중과실을 인정한 판례

피고인이 약 2.5평 넓이의 주방에 설치된 간이온돌용 새마을보일러에 연탄을 갈아넣음에 있어서 연탄의 연소로 보일러가 가열됨으로써 그 열이 전도, 복사되어 그 주변의 가열접촉물에 인화될 것을 쉽게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화재가 발생한 경우

성냥불로 담배를 붙인 다음 성냥불이 꺼진 것을 확인하지 않고 플라스틱 휴지통에 던진 것은 중대한 과실에 해당한다

관리하던 주차장 출입구 문주의 하단부분에 금이 가 있어 도괴될 위험성이 있었고, 인적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소유자에게 보수를 요구하는데 그쳤다면 그 주의의무를 심히 게을리한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모텔 방에 투숙하여 담배를 피운 후 재떨이에 담배를 끄게 되었으나 담뱃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불이 붙기 쉬운 휴지를 재떨이에 버리고 잠을 잔 과실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84세 여자 노인과 11세의 여자 아이를 상대로 안수기도를 함에 있어서 한 손 또는 두 손으로 그들의 배와 가슴 부분을 세게 때리고 누르는 등의 행위를 반복하여 그들을 사망케 한 경우

농약을 평소에 신문지에 포장하여 판매하여 온 '중조'와 같은 모양으로 포장하여 점포선반에 방치하고 가족에게 알리지 아니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중과실치사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

 

 

주의의무위반 판단기준

 

객관설(평균인 표준설): 평균인, 사회일반인의 주의능력을 표준으로 주의의무위반을 판단하자는 견해 (통설.판례)

주관설(행위자 표준설): 행위자 개인의 주관적 주의능력을 표준으로 주의의무위반을 판단하자는 견해

절충설: 주의의무는 평균적인 주의능력을 표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지만 주의능력은 행위자 개인의 주의능력을 표준으로 하자는 견해. (주의의무는 객관설, 주의능력은 주관설)

 

 

신뢰의 원칙

 

사회적 약속에 의한 것으로

상대방에 범법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신뢰할 수 있는 원칙을 말한다.

 

예를 들어 스스로 교통규칙을 준수한 자는

상대방의 교통규칙 준수를 신뢰해도 좋고

상대방의 교통규칙 위반까지 대비할 주의의무는 없다는 원칙을 말한다.

 

최근 신뢰의 원칙은 교통사고의 경우뿐만 아니라 의료수술이나 공장의 작업 등 분업관계가 확립된 경우에도

확대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신뢰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실상의 분업관계가 아닌 신뢰를 기초지울 수 있는 분업관계여야 하며,

수평적인 분업관계를 말하고 의사와 간호사 같은 수직적 분업관계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교통사고와 관련하여 스스로 교통법규를 준수하였다면 상대방도 준수할 것이라 신뢰해도 좋지만,

상대방의 규칙위반을 미리 인식하였거나 상대방이 규칙을 준수하리라는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는

신뢰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비정상적으로 오는 것을 인식한 경우

서행을 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고,

어린아이들이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음을 인식한 경우에도

그 어린아이들이 느닷없이 튀어나올 수 있음을 예견하고 이에 대비할 주의의무가 있다.

 

 

과실범의 유형

 

과실범의 미수	과실범의 미수에 관하여는 형법상 처벌규정이 없다.
과실범의 공동정범	학설은 긍정설과 부정설로 나뉘나, 판례는 일관되게 과실범의 공동정범을 인정한다.
과실범에 대한 교사.방조	타인의 과실행위를 고의로 이용하는 행위로 과실범에 대한 교사.방조는 가능하다.
과실에 의한 교사.방조	교사.방조의 경우 고의가 있어야 하므로 과실에 의한 교사.방조는 성립할 여지가 없다.
과실의 부작위범	진정부작위범의 경우 과실범 처벌규정이 없지만 과실의 부진정부작위범은 과실범처벌규정이 존재하는 경우 언제나 성립이 가능하다.